한인회장 선거 풍토,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강대원 선관위원장 기고문. 후보등록 자격의 ‘한인회비 3년 연속 납부’ 조항과 관련하여

“한인회장 선거 풍토,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후보등록 자격의 ‘한인회비 3년 연속 납부’ 조항과 관련하여

‘회원은 총회에서 정한 연회비를 납부하여야 한다.’(시드니한인회 정관 제9조 1항)
어떤 목적을 위해 구성된 단체라면 어디에나 있는 것이 ‘회비’이다. 이는 단체를 유지하고, 그 목적에 맞는 활동을 전개하도록 하는 지극히 기본적인 재정이다. 한 국가가 구성원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을 기반으로 존속, 발전해나가듯 단체 또한 마찬가지이다. 물론 세금과 회비의 성격(강제적 의무와 비강제적 의무 측면에서)은 다르지만, 어쨌거나 이(세금 또는 회비)는 한 국가 또는 단체의 유지, 발전을 위한 기본이자 기반이다. 성실한 납세자에게 사회적 존경이 뒤따르는 것은 이런 점 때문이며, 이는 소속 국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척도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는 ‘회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단체의 회비는 ‘의무’라고 하지만 강요되지 않는 ‘책임’이다. 간단하게 말해 ‘내기 싫으면’ 또는 ‘그 돈이 아까우면’ 내지 않아도 된다. 대신 회원으로서의 권리를 가질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성실한 납세자가 더 존경받듯 자발적으로 회비를 납부하는 것 또한 특정 단체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며, ‘해당 단체가 나아가고자 하는 목적에 기여하는 최소한의 행동’이다.
제34대 한인회장 선출 작업이 시작됐다. 시드니한인회 회장단 임기는 2년이며, 때문에 2년마다 이 작업이 진행된다. 그리고 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논쟁이 ‘회비’이다. 한인회비를 납부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투표권으로 인해 특정 후보가 선거 때 무더기로 대납을 하는가 하면, 선거 작업을 진행하는 선관위원 선임 과정에서도 회장에 출마하려는 이가 자기에게 유리한 인사를 추천하면서 추천인의 회비를 한꺼번에 내기도 한다. 심지어 회비에는 관심도 없던 인사가 선거 때 갑자기 한인회를 위해 봉사해 보겠다면서 회비를 납부하는 일도 없지 않았다.
이것이 한인회라는 단체의 규정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이런 행위는 다수 구성원들로부터 한인회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 이유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제34대 새 회장단 선거 직업을 맡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업무를 시작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이전 선거에서 나타났던 ‘좋지 않은 모양새’를 지양하고 보다 바람직한 한인회장 선거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이번 선관위는 ‘후보등록 자격’ 중 하나로 ‘선거 당해까지 이전 3년간 연속, 매년 한인회비를 납부한 자’를 추가했다. 앞서 언급했듯 ‘매년 한 차례의 한인회비 납부’는 한인회에 대한 애정과 단체가 올바르게 존속하도록 하는 최소한의 애정이며 단체가 나아가고자 하는 목적에 기여하는 최소한의 행동이다. 또한 이는 커뮤니티 구성원들로 하여금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 또는 헌신하고자 한다’는 이들의 신뢰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근거일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현재 일각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에 대해 말해두고 싶은 것은, ‘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 직무’(제6조)를 근거로 이 조항을 추가했다는 점이다. 선거관리위원회 규정 제6조의 ‘선관위 직무’는 ‘본회 회장, 부회장 선출에 관한 제반 선거관리 업무를 관장’(1항)하며 ‘전 항의 선거관리에 관한 정관 또는 기타 규정의 해석이나 규정이 없는 경우의 처리 문제에 대하여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한인회 운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2항)고 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선관위는 후보등록 자격으로 ‘한인회비 3년 연속 납부’ 조항을 추가했고, 이를 한인회에 통보해 운영위원회에서도 이를 승인했다.
선거는 ‘다수’가 원하는 인사를 선출해 내는 과정이다. 문제는 특정 단체의 경우 그 ‘다수’가 다른 목적으로, 일시적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길은 없겠지만 최소한, 이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는 있어야 하고, 이것이 이번 선관위가 ‘한인회비 납부’에 주목한 것이다. 또한 향후 한인회장 선거에서도 하나의 기준이 된다면 시드니 한인사회에 보다 나은 선거문화가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동포들께서도 이런 점을 감안하시어 한인회 회장단이 시드니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리더로서의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선출 과정에 적극 참여할 것을 당부드린다.

강대원 / 시드니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사진 / 강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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