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영 한인회장에게 묻습니다 (1)
시드니의 한 교민 매체가 기사에서 썼듯, 2024년 시드니한인회 정기총회는 고성이 난무하는 가운데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 매체는 이 고성이 ‘누구의 목소리였는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날 한인회관에서 총회 과정을 지켜본 바, 약간의, 그러나 고성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고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고성이라는 게 대부분 한인회장, 총회 사회를 맡은 사람의 목소리였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따로 말하기로 하겠습니다.
한인회를 구성하는 회원의 한 사람으로, 이번 총회에서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하나 하나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오혜영 한인회장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합니다.
그 첫 번째로, 총회 자리에서 민간 경비요원을 불러 회의장을 지키게 한 것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날 본인이 확인한 바 이 경비요원은 한인회관 입구에 한 명, 총회를 주도하는 의장 옆에 두 명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한인회장의 사설 경호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경비요원을 둔 것은 한인회장으로서의 위상을 내세우고 싶었던 것입니까? 또는 회의장을 채운 교민들, 다시 말해 한인회 회원들에게 무언의 압박감을 주려 했던 것입니까? 아니면 본인이 무언가 찔리는 게 있고, 그로 인해 회의 도중 발생할 사태를 위해 예비한 것입니까?
본인은 호주 시드니에 살면서 오랫동안 호주시드니한인회 총회를 보아 왔습니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식으로 열린 한인회 정기총회에서 사실 경비요원을 배치한 채 회의를 연 한인회는 없었습니다.
한인회 정기총회는 한인회의 존재성을 규정하는 정관에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는 정관에 이 항목을 넣은 것은 그만큼 중요한 회의를 뜻합니다. 전체 연례 회의로 한인회를 구성하는 회원 모두가 자유롭게 참석하여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발전적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간혹 고성이 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는 모두 한인회와 한인사회를 위한 일을 논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것이었고, 이런 ‘고성의 과정’을 거쳐 합의점이 만들어졌던 게 역대 한인회 총회였습니다.
총회 자리에 민간 경비원을 불러놓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 할 만큼 이전의 한인회 회원들이 무지막지 한 행동을 보인 적이 없었고, 또한 시드니한인사회 대부분 사람들 또한 예의 없이 무지막지한 인성을 가진 보인 적도 없습니다. 물론 도를 넘는 쓰레기 같은 인성을 가진 자들이 일부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정기총회에 참석한 이들의 연령을 보면, 40대 전후로 보이는 이들도 몇 있긴 했지만 거의 60-70대 이상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의 경우 한국의 군사정권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했던 이들입니다.
본인이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이날 총회에 참석한 이들 대다수는 제복으로 상징되는 공권력에 대한 일말의 투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호주에서 민간 시큐러티, 즉 사설 경비원은 실질적으로 공적 권력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과거의 정신적 상처를 입은 이들은, 이날 총회 자리에서 이런 경비요원을 보고 심적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로운 발언, 간혹 목소리가 높아질 수도 있는 발전적 논쟁이 가능했을까, 오혜영 한인회장은 사전에 생각해 보았습니까? 시드니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사람이 이런 생각도 못했다면 그것은 ‘자격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알기로, 총회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면서 민간 경비원을 배치하고 입맛에 맞게 입장을 허용하거나 입장을 막은 사례는 지난해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일단의 조직체가 연 ‘임시총회’라는 명목의 회의에서 였습니다. 이들이 경비요원을 배치한 것은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바로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직접적으로 말하면 ‘뒤가 아주 심하게 구렸던 것’ 아니겠습니까?
이제 오혜영 한인회장에게 다시 묻겠습니다.
올해 총회 자리에서 사설 경비원을 총회장 앞뒤에 세워 놓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비대위처럼 스스로 ‘캥기는 게’ 있어서 였던 것입니까?
또는, 시드니한인회를 구성하는 회원들을 믿지 못해서 입니까? 바로 이 회원들로 인해 한인회가 존재하고 회장이라는 직책이 있는 것입니다.
혹,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회원의 발언을 막아버리고자 세워놓은 것은 아닙니까?
이에 대한 오회장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합니다. 이는 한인회를 구성하는 회원으로서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서두에 <오혜영 한인회장에게 묻습니다 (1)>라고 명시했듯이 다음에는 두 번째 질문 <오혜영 한인회장에게 묻습니다 (2), (3), (4)…>를 제기할 것입니다. 한 번에 질문을 하면 불성실한 답변이 있을 것 같아 이번 정기총회에서 본인이 보고 느끼며 의문을 가졌던 부분을 ‘하나씩, 차례로’ 던질 것입니다.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답해줄 것을 또한 요구합니다.
2024년 10월 4일
최진혁 / 시드니저널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