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영 한인회장에게 묻습니다 (4) 시드니 한인회 회원과 소통을 못하는 오회장은 한인회장 자리에서 자진사퇴 하는 것은 어떤지?
34대 시드니한인회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시드니한인회를 보면, 그 1년 사이에 무엇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또 필자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같은 생각은 더욱 짙어지고 있습니다.
오혜영 한인회장은 지난 9월 정기총회를 열면서 ‘한인회장으로서 한인회관 재계약을 성공적으로 마쳤기에 기본적인 임무는 다 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필자는 마음속에서 무거운 돌덩이가 쿵! 소리를 내며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명색이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사람에게서 저런 말이 나오는 게 정상인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한인회관 재계약 성공? 사무용 공간과 대형 회의실을 갖춘 건물 하나 ‘계약’하는 것이 한인회장의 임무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설마, 아니겠지요?
지난 몇 주 동안 ‘오혜영 한인회장에게 묻습니다’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재외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한인회 지도자가 가져야 할 여러 가지 덕목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 여러 가지 모두가 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도자가 갖고 있는 미래에 대한 비전, 그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방안, 그리고 앞장서 이를 실천해나가는 본보기입니다.
한 국가의 지도자는 물론 각 단체장 또한 새로운 인사가 취임하게 되면, 취임 얼마 후 본인의 임기 동안 설정한 목표에 대해, 이를 이루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설명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를 통해 구성원 모두에게 목표를 보여주고 희망을 갖게 하며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공감대를 형상해야 합니다. 그것이 지도자가 갖추어야 보편적이면서 매우 중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오혜영 한인회장을 통해 이런 비전 제시를 결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럴 거라면, 시드니 한인사회에 그 어떤 과제도 제시하지 못할 거라면, 무엇 때문에 한인회장 자리에 앉아 있는 것입니까? 대충 2년 임기 ‘때우면서’, 기회 되면 한인회장 직책을 기반으로 다른 일을 모색해 보고, 그러다 임기 마치면 평생 ‘전직 한인회장’이라는 타이틀을 갖는 것으로 자기만족 하려는 것입니까?
만약 그렇다면… 필자가 조언하는데, 꿈 깨시기 바랍니다. 헛된 꿈은 빨리 깨버리는 게 이롭습니다. 역대 한인회를 거쳐간 많은 이들이 있는 가운데서 대다수 한인회 회원들로부터 ‘진정한 전직 한인회장’으로 간주되는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그런 타이틀(전직 한인회장)은 다수의 인정을 기반으로 할 때 빛나는 것입니다.
지난해 한인회장 선거가 치러지던 시점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당시 오혜영 후보는 공약으로 –맑고 투명한 / 한인회관, 한인양노원(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 안 가는 것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한인회관을 ‘투명한 정도로 맑고 깨끗하게 청소해 놓겠다’는 뜻입니까?), -균형잡힌 / 다문화 속 한인 정부, 한인회, 교민(이 또한 뭔 말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그리고 한인 정부? 순수 민간 단체에서 무슨 정부? 거버넌스를 의미합니까?), -찾아가는 / 교민들과의 원활한 소통, -우리 모두의 한인회 / 제반 동포 단체들과의 협업 및 조직 재구성 등 4가지를 밝혔습니다.
이들 모두, 하나하나 언급하고 싶지만, 일단은 미루고… 오늘은 한 가지만 거론하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시기에, 마치 사용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진 사람 취급받을까봐 누구나 입만 열면 꺼내드는 ‘소통’이라는 말, ‘교민들과의 원활한 소통’은 진정 ‘안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니겠지요? 아, 물론 오혜영 한인회장 옆에 있는 몇몇의 사람들과는 아~~주 원활하게, ‘소통’이란 게 자~알 되겠지요. 하지만 대다수 한인회 회원들과도 그것이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본인을 포함해 본인이 회장으로 있는 34대 한인회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까? 듣지 않으려면, 지적하는 회원을 겁박하지는 말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 ‘겁박’은 이전 ‘오혜영 한인회장에게 묻습니다’ 시리즈에서 언급했습니다)
필자는 이 모든 것이 특정 단체의 대표로서, 시드니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의 ‘기본 자질’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합니다. 한인회장이 모두가 공감하는 지도력을 갖고, 명확한 비전을 밝히고, 이를 실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그런 모범을 드러낸다면, 결코 이 시리즈(오혜영 한인회장에게 묻습니다)가 시작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대다수(필자가 보기에) 한인회 회원들로부터 ‘자격에 대한 의구심’을 받지도 않았겠지요.
필자는 이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럼에도 오혜영 한인회장은 일절 답변이 없습니다. 이것이 오혜영 한인회장이 말하는 ‘소통’이라는 것입니까?
어떤 단체이든,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의 자질이 의심받을 때, 내부에서 갈등이 시작되고 분열로 이어집니다. 지난 수십 년간, 최소한 시드니 한인 커뮤니티 단체들의 사례가 이를 증명합니다. 그리고 이는 시드니한인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지도자는 언제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 자격이 있는지를 자문하고, 회원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임기 후에 회원들로부터 다른 조치를 받기 전에) 좋다고 권고합니다.
필자의 질문에 대해 다시 한 번 오혜영 한인회장의 답변을 촉구합니다.
2024년 10월 24일
최진혁 / 시드니저널 발행인